통계 위젯 (화이트)

129515
3442
2285880

저작권

모든 내용은 허락없이 상업적으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 오광섭 -

카카오 광고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by 미친병아리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10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재미나게 읽은 사람들이라면, 권해 줄 만한 책.. 황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개미에 대한 내용들도 많이 있어, 실제로 저자는 개미를 집필할 때 이 책의 내용을 많이 가져갔다고 한다..
십대부터 이러한 내용들을 모아두고 있었다니, 참 대단한 사람이다..

대략 어떤 성격의 책인고 하니, 이 책에서 가장 재미나게 읽었던 부분 중 하나를 인용해본다.. 아마 원서에서는 책의 중반 쯤에 나올 것인데 (알파벳 순으로 하면), 국내 판에서는 가나다 순으로 하다 보니 앞부분에 나온다.. 이 이야기가 앞부분에 나오면서 나 같은 경우는 이 책을 열심히 읽게 되지 않았나 싶다..
간충의 여로

간충(Fasciola hepatica)의 순환은 자연의 가장 큰 신비에 속할 것이 틀림없다. 이 벌레만을 소재로 삼아도 소설 한 권은 충분히 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것은 양(羊)의 간에 번식하는 기생충이다. 간충은 혈액과 간세포로부터 영양을 섭취하여 성충이 된 후, 그곳에서 알을 깐다. 하지만 알은 양의 간에서 부화할 수 없다. 하나의 대장정(大長程)이 알들을 기다리고 있다.
알들은 대변과 함께 양의 몸 밖으로 나옴으로써 숙주를 떠나 춥고 건조한 바깥 세계와 만난다. 알들은 한동안의 성숙기를 거친 다음 부화하여 작은 애벌레가 된다. 그러고 나서 새로운 숙주인 달팽이에게 먹힌다.
간충의 애벌레는 달팽이 몸 속에서 성장하여 우기(雨期)에 그 연체 동물이 내뱉는 끈끈물에 담겨 배출된다. 하지만 간충의 여로는 이제 반밖에 끝나지 않았다.
흔히 끈끈물은 하얀 지주송이 모양으로 개미들을 유혹한다. 이 <트로이의 목마>3) 덕으로 간충들은 개미의 몸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 일단, 개미의 몸 속으로 들어간 간충들은 개미의 갈무리 주머니, 즉 <사회위(社會胃)>에 오래 머물지 않고 그곳에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나온다. 그러고는 그 소동으로 개미가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견고한 풀로 구멍을 다시 메워 개미의 갈무리 주머니를 여과기처럼 만든다. 양의 몸 속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개미를 죽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전혀 내부의 드라마를 눈치채지 못하는 가운데 간충은 개미의 체내에서 순환한다.
간충의 애벌레들은 이제 성충이 되기 위해 양의 간 속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럼으로써 간충의 성장 주기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벌레를 잡아먹지 않는 양으로 하여금 개미를 삼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충들을 수세대에 걸쳐 그 문제를 탐구해야 했다. 양들은 신선할 때 풀 줄기의 윗부분을 뜯어먹는다. 그러나 개미들은 따뜻할 때 둥지를 나와 풀 뿌리의 선선한 그늘 안에서만 돌아다닌다. 시간도 장소도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가 한층 더 어렵다.
어떻게 양과 개미를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할 수 있을까?
간충은 개미의 몸 안 여기저기 흩어짐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가슴, 다리, 배에 각각 십여 마리씩 들어가고, 뇌에는 한 마리만 자리잡는다. 이 한 마리 애벌레가 개미의 뇌에 뿌리를 박는 순간, 개미의 행동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짚신벌레처럼 가장 하등한 단세포 동물에 가까운 간충이 이제부터 개미의 행동을 조종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간충에 감염된 개미들은 모든 일개미들이 잠든 밤에 개미집을 떠나,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밖으로 나간 다음, 풀 꼭대기에 올라가 달라붙는다. 그렇다고 아무 풀에나 마구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양들이 가장 좋아하는 개자리4)와 냉이에 올라간다.
개미들은 거기에서 뻣뻣이 굳은 채로 풀과 함께 뜯어먹히기를 기다린다.
뇌에 있는 간충이 하는 일은 그런 것이다. 즉, 양에게 먹힐 때까지 매일 저녁 자기의 숙주가 밖으로 나가도록 만드는 일이다. 아침이 되어 따사로운 기운이 다시 찾아오면 양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개미는 자기의 뇌를 다시 통제하고 자유 의지를 되찾는다. 그 개미는 자기가 풀 꼭대기에서 무얼 하고 있었나 하고 의아해 하면서 재빨리 내려온다. 그런 다음 자기 둥지로 되돌아가 일상의 일에 몰두한다. 그러나 그날 저녁에 되면 그 개미는 간충에 걸린 다른 동료 개미들과 함께 몽유병 환자처럼 다시 밖으로 나가 양에게 잡아먹히기를 기다린다.
이러한 순환은 생물학자들에게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
첫번째 문제 : 뇌에 숨어 있는 간충이 어떻게 밖을 보고 개미에게 이러저러한 풀을 찾아가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는가?
두 번째 문제 : 양이 개미를 삼키는 순간, 개미의 뇌를 조종하던 간충은 죽게 될 것이다. 그것도 그 간충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와 같은 희생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양상을 보면 마치 간충들이 자기들 가운데 하나, 그것도 가장 우수한 하나를 희생시킴으로써 나머지 모두가 목표를 달성하고 번식의 순환을 완성하도록 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3) 기원전 1182경 트로이 전쟁중 스파르타는 견고한 트로이 성을 함락시킬 수가 없자, 병사들을 속에 감춘 거대한 목마를 제작하여 트로이에 선물하였다가 밤에 목마 속에서 나온 병사들로 결국 트로이 성을 점령하였다.
4) 콩과에 딸린 두해살이 풀. 키는 30에서 60센티미터. 원산지는 유럽으로 녹비, 목초로 쓴다.
이 간충 이야기는 도대체 어디서 들은 이야기 일까? 이런 재미난 내용이 이 책의 전반에 널려있다고 한다면 이 책을 안 읽을 수가 없잖는가.. 국내에 출간된지 10년이 넘은 책이지만, 아주 재미난 내용들이 많은 읽을만한 책이다..

핑백

  • 미친병아리가 삐약삐약 : microcosmos.. 2008-03-22 23:56:19 #

    ... 성과 애정이 필요할 것이다.. 재미나게 읽은 곤충 관련 소설인 개미, 그리고 개미와 같은 작가의 책이면서 개미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상상을 하며 그렸던 곤충들의 모습을 실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흥미로운 영상물이었다.. 분명 매일 매일 지구 어디선가 자주 일어나는 일들일텐 ... more

덧글

  • 라인슬링 2007/03/18 14:18 #

    오.. 저 '간충' 항목. 개미에서 보고 놀랐던적이 있죠.

    정말 저런건 어떻게 알고있을까...
  • 흘흘 2007/03/18 16:03 # 삭제

    이책 내용의 80~90%는 '개미'에서 글자 그대로 복사해 온 겁니다. 이런걸로 하나의 책을 만들어 파는 상술은 놀랍지만 책으로서 별 가치는 없어요. 확실한 근거도 없는 공상에 가까운 내용도 많거든요. (대체 왜 '사전'이란 말을 붙인건지)
  • 지나가다 2007/03/19 12:26 # 삭제

    제가 알기로는 저자가 틈틈히 모아놓은 지식들을 책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위 책이구요..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소설을 내놓은 것이 "개미"입니다..그리고 개미가 나온다음에 위 책이 나오긴 했지만..개미에서 위 책이 나온것은 아닙니다.."개미"가 뜨다보니 저자가 내가 모아놓은 지식들을 따로 책으로 만들면 괜찮겠구나 싶어서 만든게 위 책이구요..그리고 그리 공상적인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요. 아주 객관적인 사실만 가지고 보면 쓸데없는 내용이겠지만, 흥미 위주 또는 가볍게 읽기에는 꽤 괜찮은 책입니다. 물론 기대에 약간 못 미치는 것이 있긴 하지만 저자 또한 과학자나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해서 보면 될겁니다..^^
  • 미친병아리 2007/03/26 01:32 #

    라인슬링님 : 아주 재미난 내용들 많았지요..

    흘흘님 : 지나가다 님의 의견이 맞습니다..

    지나가다님 :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