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병역특례로 복무중인, 그리고 예전에 복무를 마치고 회사에 계속 근무중인 직원들과 같이 술자리를 가진적이 있다.. 이야기 중에 군대와 병역특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남자들은 술 마시며 어찌 되었든 군대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와 다른 직원은 병역특례가 아무리 힘들어도 군대 가는 것 보다는 백만배 정도 좋다는 의견이었고, 그 친구들은 가끔 차라리 군대를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는 이야기였다..
월급도 받으며, 내무생활을 안해도 되며, 퇴근 이후에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경력에 도움이 되는 일을 복무기간 할 수 있으며 기타 등등 작은 이유까지 모두 만들어 낸다면 수십개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병특이 군대보다 좋은 이유를 수백개 이상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군대를 경험해본 이후 장점으로 뽑을 만한 것은 사실 그다지 없다.. 군대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일들을 경험해본 것과 정말로 다양한 인생역정을 가진 사람들과 2년 2개월을 같이 살아본 경험이 전부일 것이다..
이 외에는 군대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장점이란 없다.. 마치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 국가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에 다녀오는 것이지 이런 생각이 안 들 수는 없다.. 어차피 다녀온 군대, 이를 통해 하나 더 장점으로 삼는다면 그 시기도 버텼는데 다른 것은 못 버틸까.. 하는 정도.. 크다면 크다고 볼 수 있는 인생 경험이다..
하지만, 군대라는 특수조직생활이 병특보다 위험한 이유도 고려해봐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며, 교통사고나 기타 사고사로 목숨을 잃을 확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군대에서 사고를 당할 확율이 근접해 가고는 있지만 어찌되었던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하는 기간 동안은 그 사고의 확율이 높기 마련이다.. 내가 군복무를 할때만 하더라도 많은 사고사례 전파를 통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을 받고 했었는데, 그 사고사례들은 다 내가 군복무 기간동안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었다.. 특히, 한번은 사격훈련을 하러 갔을때 포탄이 터지는 사고를 직접 경험할뻔 하기도 했다.. (
93년 연천 포탄 폭발사고,
연천 동원훈련 포탄사고) 당시 같은 포병여단의 다른 부대에서 사고가 났으며, 근처에 있던 같은 소속 포병대대인 우리 대대에서 고참급들만 선발하여 시체수습을 지원 나가기도 했었다.. 최근에 일어났던
김일병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가 사건의 희생자가 언제 될지 모른다는 것도 무서움 중에 하나다.. 물론, 최전방 OP 근무를 하게되는 부대에 배속받게 되는 경우만 실탄과 수류탄을 항상 휴대하게 되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내가 어느 부대에 배치받게 될 것인가는 내 의지와 내 능력과는 거의 무관한 것이 군대다.. 그리고 후방이라 해도 단지 총기와 총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살해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
강화 총기탈취범 사형선고) 안타깝게도 실제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는 군대를 가야하고, 누군가는 이런 위험한 자리에서 복무를 해줘야 한다.. 따라서 군대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며, 군입대를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요즘의 군대 근무환경은 무척 좋아져서 예전과는 다르며, 이런 위험한 일들이 발생하는 근무조건은 전체 군복무 인원 중에서 일부에 지나지 않기는 하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군대를 가지않고 다른 임무로 군대를 대신할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군대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차라리 군대를 가고 만다는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병역특례 인원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IT 업계에서는 아무리 열악한 근무조건이라 할지라도 군대 가고 말 정도의 근무환경인 곳은 없을 것이다.. 최소한 인명살상 무기를 가지고 실제 훈련을 매일같이 하는 환경 혹은 일년에 수차례 이상 해야하는 환경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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